軍 지휘용 차량 인도기업 쌍용차에 맡겨…현대·기아차 기술력 낮아
국방부가 인도 기업에 매각된 쌍용자동차(003620) (5,300원▲ 130 2.51%)의 차량을 군 지휘용으로 선정한 것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자국(自國) 자동차 업체가 있는 선진국에서 국가안보와 직결된 군용차량을 해외업체에 맡기는 일은 극히 이례적이다.
- ▲ 쌍용차가 공급한 지휘차량. 사진은 렉스턴W(위), 코란도스포츠(아래)
지휘차량은 전쟁이 발발하면 부대장과 장교를 태우고, 이동 중에도 전·후방부대에 지시를 내리는 임무를 수행한다. 이를 위해 군전용 무전기와 전술지휘 자동화체계(C4I) 시스템, 계측장비 등 다양한 군 장비들이 탑재된다.
- ▲ 미군이 사용 중인 '험비' /AM제너럴 홈페이지 캡쳐
인도는 북한과 1973년 수교를 시작으로 항공운수협정(1976년), 무역협정(1978년), 정보통신 인재양성 양해각서(2004년) 등을 체결하고 활발한 교류를 펼치고 있는 국가다. 또 지난해 기준으로 중국, 러시아, 독일에 이어 북한과 네 번째로 많은 무역활동을 펼친, 북한의 주요 교역국이기도 하다.
만약 지휘차량의 설계도면이나 위치추적과 관련된 중요 정보가 인도를 통해 북한군으로 넘어간다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 자국 자동차 업체가 있는 강대국들이 자국 자동차 제조사를 통해 군용차량을 생산하는 것도 이러한 우려 때문이다. 실제 자국 자동차 기업이 있는 국가 중 해외 업체에 군용차 생산을 맡기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 ▲ 독일군이 사용 중인 메르세데스벤츠 'G클래스' /독일 밀리터리 홈페이지 캡쳐
이 차량의 개발을 위해 미 국방성은 당시 약 120억달러(약 13조260억원)의 연구개발 및 생산비를 투입했다. 험비는 1991년 발발한 걸프전에 투입돼 차량의 성능을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고 현재까지도 미군의 전술·지휘차량으로 사용되고 있다. 미 국방부는 2009년부터는 차세대 험비개발을 위해 연구개발에 착수했다.
군사력 13위인 독일 역시 일명 ‘G바겐’으로 불리는 메르세데스벤츠의 G클래스를 군용차로 사용한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매년 G클래스 판매량의 20% 수준을 군에 납품하고 있다. 올해도 약 9000여대의 판매량 가운데 2250여대가 군사용으로 공급됐다.
- ▲ 일본 자위대가 사용 중인 도요타 '메가크루저' /일본도요타 홈페이지 캡쳐
이탈리아의 군용차량인 ‘올트리 피아트(Oltre Fiat)’도 자국 자동차 회사인 피아트(FIAT)와 이베코(IVECO)에 의뢰해 개발됐다. 프랑스는 자국의 푸조와 르노가 각각 전술차량과 수송차량을 나눠서 공급하고 있다. 프랑스군의 전술차량인 P4는 푸조가 수송차량 GBC 180은 르노가 생산한다.
- ▲ 프랑스군이 사용 중인 푸조 P4(왼쪽), 르노 GBC 180(오른쪽)
쌍용차 관계자는 "쌍용차는 차량만 납품하고 각종 군사장비는 국방부에서 탑재하는 것이므로 군사기밀이 유출될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자국 자동차 회사가 없거나 해외에 매각된 국가는 부득이 군용차량을 해외 업체에 맡기고 있다. 예를 들어 크로아티아, 그리스, 슬로베니아 등의 국가는 독일 벤츠의 G클래스를 사용중이다
- ▲ 이탈리아군이 사용 중인 피아트 '올트리 피아트' /피아트 홈페이지 캡쳐
기아차가 공개한 차세대 전술차량에 대해 일부 네티즌들은 “미군의 험비차량에 비해 기술 수준이 떨어진다”, “디자인을 카피한 짝퉁 같다” 등의 의견을 내놨다.현재 군대에서 주로 사용되는 전술차량으로 기아차가 공급한 ‘레토나’는 방탄기능이 없어, 전투에 투입된다면, 쏟아지는 총알에 무방비다.
- ▲ 기아차가 개발 중인 차세대 전술차량 /기아차 제공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세계 5위 자동차 생산국에서 자국의 군 지휘차량 한 대 제대로 못 만든다는 것 말이 안 된다”면서 “현대·기아차는 매번 군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잠깐의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국가를 위한 호국의 자세를 갖고 군용차 연구개발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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